청춘FC, 더 이상 미생(未生)이 아니다!!

성남FC와의 친선경기 펼쳐...1만 관중의 일방적 응원 받아

권영헌 기자 | 입력 : 2015/09/17 [11:28]
▲ 성남FC와 청춘FC가 9월 1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친선경기를 가졌다.     © 권영헌

 

청춘FC, 그들은 이미 더 이상 미생(未生)이 아니었다.

 

9월 16일, KBS 2TV에서 방송하고 있는 ‘헝그리 일레븐’ 청춘FC가 K리그 클래식에서 시민구단 중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성남FC와 친선경기를 가졌다.

 

‘헝그리 일레븐’ 청춘FC는 2002년 월드컵 스타 안정환과 이을용의 지도로 젊은 나이에 부상과 가정사정 등 개인적인 이유로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선수들의 도전과정을 담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성남FC는 “공정한 경쟁을 추고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철학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성남FC와 청춘FC가 만들어가고 있는 도전정신이 잘 맞는다는 판단으로 청춘FC의 도전을 받아들였다.

 

김학범 감독도 "매 경기가 결승전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 친선전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청춘FC의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하고, 우리 선수들도 이번 경기를 통해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밝히기도 했다.

 

▲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     © 권영헌

 

경기가 열리는 탄천종합운동장에는 프로그램의 인기를 반영하듯 입장시간인 4시가 되기도 전부터 마치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장처럼 청소년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고 있었다. 성남FC의 K리그 경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최근 K리그 챌린지 서울 이랜드와 경기를 갖으며 팀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청춘FC는 이랜드와의 경기에서도 재능은 갖고 있던 선수들이 재능에 간절함까지 더해져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해 청춘FC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진 상태였다.

 

약 1만여명 가량의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성남FC와 청춘FC의 경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기자는 스스로의 눈과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청춘FC 선수들이 공을 터치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함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성남FC의 모든 경기를 직관(직접 관전)해온 본 기자의 입장에서는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나오는 분위기라고는 믿겨지지 않았다. 성남FC 리그경기에서도 이렇게 해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 탄천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 권영헌

 

아쉬운 부분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축구라는 경기는 공 하나를 두고 양 팀의 선수들의 아무런 도구 없이 몸과 몸이 부딪히는 정정당당한 스포츠다. 특히나 올 시즌 심판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애를 먹은 성남FC로서는 심판의 판정에 더욱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방송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경기의 주심은 성남FC 선수들이 파울을 할 때 마다 구두경고를 주는가 하면 친선경기임에도 일반적인 파울에 옐로우 카드를 두 번이나 꺼내며 성남FC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본 기자 뿐은 아닐 것이다. 물론 주심이 고의로 그렇게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방적인 응원에 주심의 압박까지, K리그 정상급 선수라 하더라도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인데,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곽해성이나 이종원 정도를 제외하면 이번 시즌 리그경기에 거의 출전한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다.

 

성남FC에서는 이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미생(未生)’인 셈인데 말이다.

 

▲ 양 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쳤다.     © 권영헌

 

경기 결과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어제 경기의 분위기에서 성남FC 선수들이 집중력을 유지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워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 막판이 되자 성남FC 선수들은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패스미스까지 범하며 서포터즈들에게 ‘정신차려, 성남’이라는 야유까지 듣는 수모를 겪었다.

 

경기가 끝나고도 경기장 주변에서는 청춘FC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거나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많은 관중들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쓸쓸히 축구장을 떠났던 ‘미생(未生)’이 아니라 이미 스타가 된 듯 보였다.

 

축구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축구를 알리겠다는 의미에서 시작했지만, 이겨도 아름답게 이겨야 하고, 져도 프로구단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져야하는 성남FC로서는 걱정이 많이 남는 이벤트였음은 분명하다.

 

김학범 감독과 함께 경기를 관전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청춘FC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경기를 통해 프로무대에서 통할 만 한 선수가 있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한 만큼 청춘FC 선수들에게 많은 프로구단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경기 도중 다리에 경련이 발생한 성남FC 문창현 선수를 도와주고 있는 청춘FC 염호덕 선수     © 권영헌

 

경기는 끝났다. 결과는 방송을 통해 확인해야겠지만, 단 한 경기만으로 성남FC나 청춘FC 선수들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 리그는 한 번의 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43경기라는 대장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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