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거사'의 통 큰 제안 "쉴 땐 푹!"

시무식과 신년기자회견 5일로...이재명 성남시장의 기존 틀을 깨는 파격 제안에 성남시 공무원들 반색

권영헌 기자 | 입력 : 2014/12/27 [00:54]

▲ 이재명 성남시장의 SNS 대화 내용 (트위터 발췌)    ©투데이성남

 

"재명시장님 좋아하긴 하는데, 토요일 오후에 트위터로 업무지시는 좀 아니죠 ㅜㅜ 왜 직장인 괴롭히세요?"

"밤 12시라도 필요한 일은 해야지요. 공무원은 단순한 직장인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무한 책임자입니다."

 

11월 23일 SNS의 올라온 글이다. 성남시 공무원들의 업무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언덕길이 많은 성남시 지역 여건 상 겨울철에 눈이 많이 오게 되면 차량운행이나 외출을 삼갔지만, 민선 5기와 6기에 들어서 눈이 오게 되면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제설작업으로 차량운행이나 시민들의 보행에 문제가 없게 만든다. 밤 12시건, 1시건 관계없이...

 

"힘들지만 보람에 사는 성남시 공무원들. 밤늦게 그리고 신 새벽부터 제설하러 나온 성남시 공무원들이나 자원봉사자들 보시면 꼭 격려해 주세요.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 이재명 성남시장의 SNS.(사진은 트위터 발췌)     © 투데이성남

 

그러나 이재명 성남시장은 밤늦게 제설하는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도 잊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직접 제설작업에 참여해 공무원들과 같이 늦은 시간까지 제설작업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단순히 제설작업 뿐이 아니다. 성남시는 지난 8월부터 행정종합관찰제를 도입해 3만6,127건의 시민 불편사항을 해결하기도 했다.

 

행정종합관찰제는 성남시 공무원들이 출·퇴근길이나 현장출장 때 발견한 생활 불편사항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시 내부 행정망에 등록, 해당 부서가 신속히 해결하게 돕는 실시간 행정시스템으로 시장 지시사항이나 시민들의 직접적인 민원을 넘어 같은 공무원들끼리도 소위 일거리(?)를 만든다.

 

이렇게 많은 업무량에 성남시 공무원들에게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법도 하지만, 그런 목소리는 이례적으로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시장은 '시장인 자신이 일하는 한 시간은 100만 시민들의 한 시간, 즉 100만 시간의 가치가 있고, 이는 일선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라는 평소의 지론처럼 자신이 솔선수범하는 것은 물론 공무원들에게도 자신과 시민을 동일시해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행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 성남시 행정포털서비스 직원 나눔 마당에 올라와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글 (인터넷 캡쳐)     ©투데이성남

 

이런 이재명 성남시장이 최근 성남시 공무원들에게 기존의 틀을 깨는 뜻(?) 밖의 통 큰 제안을 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2월 24일, 이 시장은 성남시 행정포털서비스 직원 나눔 마당에 "직원 여러분 1년간 공생하셨어요 ^^. 신년 시무식을 2일에 하는 것 보다 5일에 할까 생각중입니다...(중략)...여러분의 뜻을 반영해서 결정 할 테니 의견 많이 주세요."라며 "2층 거사 이재명"이라는 자신의 별칭까지 사용해 제안을 한데 이어 12월 26일에는 "성남시 2015년 시무식을 관례적인 2일이 아닌 5일로 정했다."고 알렸다.

 

여기에 더해 "모두가 다 휴가를 내지는 못하겠지만 기회를 갖는 분들은 가족들과 함께 귀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시기 바란다."며 "하나만 약속합시다! 절대 눈치 보기 없기! 서로 눈치주기 없기 !"라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이런 이 시장의 파격 제안에 공무원들은 댓글을 통해 "명절 때도 비상근무 때문에 멀리 있는 시골집에 내려가서 쉬지 못했는데 이번에 효도 좀 하고 오겠습니다.", "감동은 큰 것으로 받는 것이 아님을 새삼 알게 됩니다.", "이런 세세한 부분이 심리적 안정이 됩니다."라는 등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평일과 휴일을 기계적으로 구분하는 공공기관에서 1월 2일이 아닌 5일에 시무식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일뿐 아니라, 일반 기업체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서 징검다리 휴일에 끼워 휴가를 주는 것 또한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 평상시에도 직원들과 격이 없이 소통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     © 투데이성남

 

이번 5일 시무식 결정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는 충분한 휴식과 여가 등을 즐길 수 있게 보장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삼겹살데이, 영화관람, 등산, 연극관람, 호프데이 등 평상시에 다양한 형태로 내부직원들과 소통하는 행정을 펼쳐온 ‘소통과 포용 리더쉽’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성남시 한 공무원은 "평소 시장님은 일을 할 때와 안 할 때가 분명하다. 일을 할 때는 정말 칼같이 하시지만, 평상시에는 우리 하급직원들과 농담도 잘하신다."며 "이번 징검다리 휴일에 휴가를 주시는 것도 우리 직원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오시는 것 같다."며 이번 이재명 성남시장의 파격 제안에 만족감을 들어내기도 했다.

 

"외부고객(시민)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고객(공무원)을 만족시켜라!"라는 유명한 마케팅 명언이 있듯이 기존의 틀을 깨는 지방자치단체장의 파격적인 제안이 내부고객(공무원)의 만족을 넘어, 외부고객(시민)에게 어떤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제안에 성남시는 2015년 시무식을 5일로 변경하고 신년기자회견도 이날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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