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문화재단, 중국현대미술전 '페킹發'

상업적 블록버스트 전시 지양, 동시대 지역미술을 지역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성남형 기획전시

이지숙 기자 | 입력 : 2017/04/27 [10:15]
▲ (왼쪽부터) 수신핑,초상2012,Charcoal on Paper,330x240cm(36x26cm9ea),2012, 수신핑,초상2014,Charcoal on Paper,330x240cm(36x26cm9ea),2014, 수신핑,초상2015,Charcoal on Paper,330x2     © 뉴스팟

 

성남문화재단이 지난해 쓰촨發에 이어 또 한번 중국미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로컬리뷰 2017 중국현대미술전 <페킹發>을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에서 진행한다.

 

영국-독일-스페인-프랑스로 이어지는 해외미술특별전을 통해 유럽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조명해 온 성남문화재단은 2016년에는 세계미술의 메카인 중국으로 그 시선을 돌렸다.

 

중국이 2016년 세계에서 가장 큰 미술시장으로 재등극했다는 보고 결과도 있는 만큼, 큰 시장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을 보유한 중국을 빼놓고는 현대미술을 조명하기 힘들기에 이는 당연한 시선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중국 내 예술과 자연의 보고 쓰촨四川 지역의 동시대 미술로 시작한 중국현대미술 소개 프로젝트는 이번에는 중국 미술의 심장부인 페킹北京을 관통한다. ‘로컬리뷰’라는 제목처럼 동시대의 지역 미술을 지역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더욱 깊이가 있다.

 

‘정치팝(Political Pop)’과 ‘냉소적 사실주의(Cynical Realism)’를 필두로 한동안 뜨겁게 타올랐던 중국현대미술의 열기가 식어가면서 언제부턴가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게 됐지만 중국미술은 세계시장에서 여전히 막강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에 만연한 상업적 블록버스터를 지양하고 중국미술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거점 중심으로 살펴보는 동시에 현재 한국현대미술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려는 성남형 기획 의도를 충분히 담아낸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특정 시류와 사조에 흔들리기보다는 자기중심을 분명하게 잡고 묵묵히 나아가는 베이징의 대표작가 수신핑蘇新平과 왕화샹王華祥을 소개하며, 이들은 작가이자 교육자로서, 또는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동시대 작가들에게 정신적인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1960년생으로 내몽고 출신인 수신핑은 어릴 적부터 천재적인 미술 재능을 인정받았으며, 텐진미술학원을 거쳐 중앙미술학원을 졸업한 그의 작품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존귀함을 놓치지 않으면서 삶과 그림 그리는 일의 자연스러움을 화면 가득 삼투하고 있다.

 

▲ 왕화샹,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늙은 왕, Oil on Canvas, 120x80cm,2014      © 뉴스팟

 

수신핑은 판화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그의 초기 작품 대부분은 2년간의 군복무 생활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에는 동판을 수백 장 이어 붙인 대형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성남 전시에서는 이 작업이 최초로 소개될 예정이며, 교육자로서의 수신핑은 내몽고사법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중앙미술학원 부원장 및 박사과정 지도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인도 즐기는 중국의 명주 ‘마오타이’로 유명한 귀주貴州 출신인 왕화샹은 귀주예술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미술학원을 졸업했다.

 

1989년 목판화 <귀주사람들> 연작으로 제7회 전국미술작품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는데, 당시 그의 파격적인 판법은 기술적인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이뤄내기 힘든 것으로 판화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일대 사건이었다.

 

현재 중앙미술학원 판화과 학과장으로 교육자로서도 존경받고 있는 왕화샹은 31세에 내어놓은 ‘틀리면 틀린 대로(將錯就錯)’라는 파격적인 책으로 중국미술계를 또 한 번 강타했다.

 

당시 미술교육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책은 지금도 중국미술인 사이에서는 유효하며 또 전설로 회자되고 있으며, 제대로 된 미술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그는 많은 집필활동을 통해 중국 미술의 자생성과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수신핑의 작업이 정적이고 서정적이라면 왕화샹의 작업은 동적이고 공격적이며, 다른 듯 닮은 이들 두 작가의 공통점이 있다면, 화면 속에 자신의 모습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의식과 사명감, 소명의식이 그만큼 강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또한 판화 전공자들의 확장된, 강력한 호흡이 살아 있다는 점이다.

 

‘판에 이미지를 새기거나 얹고 찍어낸다’고 하는 전통어법에 갇혀 있는 미술교육계와 침체일로에 있는 국내 판화시장, 그리고 전공자들에게는 새로운 비전과 대안을 제시한다.

 

오는 27일부터 6월 2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2인전 형식으로 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과 갤러리808에 각각 나누어 소개하며, 다른 듯 닮은 두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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