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박용지' 벼락골로 상위 스플릿 확정

▲ 올시즌 부산에서 성남FC로 이적해온 박용지가 역대급 인생골로 성남FC의 상위스플릿 진출을 확정했다.     © 권영헌

12년간 지긋지긋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징크스에 시달리던 성남FC가 올시즌 부산에서 이적해온 박용지가 그림같은 논스톱 발리슛을 골로 연결시키며 시민구단 전환 2년 만에 상위스플릿 진출했다.

9월 2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경기에서 성남FC가 박용지의 골을 앞세워 FC서울에 1:0으로 승리하며 1위에서 6위까지 겨루는 상위스플릿에 이름을 올렸다.

성남FC 전력의 절반이라고 불리는 김두현이 컨디션 난조로 3경기째 선발출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원정경기라는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수비에 무게를 둔 채 경기를 시작한 성남FC는 경기 초반 FC서울의 공격을 막아내야 했다.

전반 초반, 13골로 K리그 득점 선두에 이름을 올린 아드리아누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등 FC서울의 매서운 공격을 막아내기 급급했다.

▲ 김두현이 빠진 성남FC 선수들은 수비적인 전형으로 FC서울의 공격을 막아냈다.     © 권영헌

이후 전열을 정비한 성남FC는 조금씩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공격루트를 열어가기 시작했다. 

전반 30분, 공격 쪽에 무게를 둔 FC서울의 뒷 공간을 노리던 성남FC는 역습 상황에서 FC서울 오른쪽으로 달려든 장학영이 반대편으로 올려준 공을 올 시즌 부산에서 김동섭과 맞트레이드 되어 온 박용지가 그림 같은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박용지가 슛한 공이 아름다운 괘적을 그리며 날아가 그대로 FC서울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며 1:0으로 리드를 잡았다. 올 시즌 부산에서 이적해 온 이적생 듀오 박용지와 장학영이 합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후, 성남FC는 컨디션이 좋은 박용지가 FC서울 왼쪽을 누비며 중앙에 있는 황의조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는 등 추가골을 터트리기 위해 힘썼지만, 아쉽게 추가골을 터뜨리는 데는 실패했다.

▲ 성남FC 중앙수비수 윤영선은 수비라인을 이끌며 FC서울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 권영헌

1:0으로 리드를 잡고 전반을 마친 성남FC 김학범은 전반에 상대 선수와 몸싸움 과정에서 약간의 부상을 입은 공격수 남준재를 빼고 수비수 장석원을 투입하며 12년간 승리하지 못한 상암벌 징크스를 깨기 위한 진용을 갖췄다.

동정골을 터트리기 위해 FC서울은 후반 20분 경부터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FC서울을 외면했다. 후반 33분 프리킥 상황에서 FC서울의 아드리아누가 헤딩슛을 성공시켰으나,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에 울어야 했다.

최전방에 황의조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치중하던 성남FC 김학범 감독은 김두현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3경기 만에 경기장에 나선 김두현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앞 선에서 FC서울의 볼을 차단하고 역습을 시도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공수조율에 나선 김두현은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와 함께 FC서울 중앙과 왼쪽에서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 내며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공격에 집중하던 FC서울의 리듬을 끊으며 경기의 균형을 맞춰나가기 나갔다.

▲ 김두현은 후반에 교체 투입돼 전체적인 경기의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 권영헌

이후, 성남FC는 FC서울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끝까지 1:0 리드를 지켜내고 12년간 이어져 오던 상암 월드컵경기장 무승의 고리를 끊어내고, 남은 33라운드 인천과의 경기와 관계없이 시민구단 전환 2년 만에 상위스플릿 진출을 확정하는 겹경사를 맞이하기도 했다.

박용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직도 얼떨떨하다. 발에 맞는 느낌이 좋아서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이 골로 연결될지 몰랐다.”며 “상위 스플릿을 확정했지만, 아직 6경기가 남았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공격포인트를 올릴수 있도록 하고, 팀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도 “12년 동안 이어져 오던 상암 월드컵경기장 무승을 깬 선수들에게 기쁨을 돌린다.”며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한 만큼 1차 목표는 달성했고, 이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늘 골을 터뜨린 박용지 선수에 대해 “잠재력이 충분한데도 약한 피지컬과 들쑥날쑥한 출전시간 때문에 제대로 된 실력을 발위하지 못했었다.”며 “지난 여름 전지훈련부터 피지컬을 강하게 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한 것이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 성남FC는 창단 2년만에 자력으로 상위스플릿에 진출하는 쾌거를 만들어 냈다.     © 권영헌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지은 성남FC는 오는 10월 4일 인천 유나이티드를 탄천종합운동장으로 불러들여 K리그 최강 시민구단을 가리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한편, 성남FC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탄천종합운동장에 관중들의 관람 편의를 위해 올시즌 처음으로 가변좌석을 설치하고 시범운영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경기장을 찾을 팬들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