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돼지 발정제’ & 박남춘 ‘딱 한 번의 청탁’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8/04/02 [16:49]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돼지 발정제’ 사용 사실을 밝히면서 홍역을 치른바 있다. 그 여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밝히고 있는 ‘딱 한 번의 청탁’에 얽힌 사연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앞으로 전개여부에 따라서는 ‘제 2의 돼지 발정제’사건이 되는 것은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홍준표 대표의 ‘돼지 발정제’는 자신의 친구를 위했던 마음에 얽힌 사연이, 박남춘 의원의 ‘딱 한 번의 청탁’은 신혼의 신부를 위했던 마음에 얽힌 사연이라는 차이다.

 

 

▲지난 2008년 출간된 박남춘 의원의 자서전 '드넓은 바다 뜨거운 열정' 표지 이미지 캡처 (C) 인터넷언론인연대

 

 

◆ 80년대 고시 합격 ‘박남춘’ 공군 입대후 보안사 차출

 

박남춘 의원은 지난 2008년 '드넓은 바다 끝없는 열정'이라는 제목으로 ‘전 청와대 인사수석 박남춘 이야기’라는 부제목으로 자서전을 출간했다.

 

박남춘 의원은 이 자서전에서 자신의 군 생활과 신혼생활에 얽힌 애틋한 사연을 풀어 놓았다.

 

박 의원은 ‘딱 한 번의 청탁’이라는 소제목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총무처 소속의 수습사무관을 마치고 해운항만청 행정사무관으로 전보를 받자마자 군에 입대한 과정을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는 것이 당연하다. 대학시절 고시 준비로 미뤄왔던 군 입대를 더 미루거나 피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단 하나 신혼생활의 아쉬움이 남았다. 나는 1982년 이른 봄 혜경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혼례를 치른지 한 달도 되지 않은 봄”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계속해서 “꽃 같은 신부를 남겨 놓고 입영 열차를 탔다. 공군사관 후보생 77기. 넉 달 보름간의 훈련 기간이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제 막 신혼생활을 시작한 나에게는 참 긴 시간으로 느껴졌다”라고 이어갔다.

 

그는 계속해서 당시 자신의 심경에 대해 “무엇보다 아내에게 너무나 미안했다”면서 아내가 자신에게 건넨 말을 소개하는 등 신혼 생활 도중 군에 입대한 후 느끼는 애틋한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문제는 공군에서 교육기획 장교로 복무 8개월이 지날 즈음 보안사에서 호출이 들어온 후 상황을 말하는 과정에서다.

 

그는 보안사의 차출과 관련해 “이른바 '대학생 녹화 사업'을 위해 행정. 외무고시 출신 장교들은 예외없이 보안사로 차출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차출 소식을 듣자 대학시절 선배와 친구들 얼굴이 떠올랐다. 고시 준비를 하느라 그들과 함께 하지는 못하는 동안 길거리에서 경찰에 쫓겨 다니며 민주주의를 외쳤던 그들이었다”고 표현했다.

 

계속해서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이후 연락이 두절 되었던 고등학교시절 친구들도 생각났다. 그 친구들이 민주화를 위해 자기를 던졌던 대학 선후배들이 녹화사업의 대상이 되어 군에 들어온다? 내가 그 강제징집의 실무를 맡고 징집되어온 대학생들을 교육 시키고 설득 시켜야 한다?”라고 말한 후 “나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일이었다”라고 당시 자신의 마음을 말했다.

 

박 의원은 하지만 “차출을 한 차례 거부 해 보았지만 '예외 없음'이란 답변만이 돌아왔다”면서 “비슷한 때 입대한 고시출신 동기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모두 똑같은 입장이 처해 있었고 그들도 이런 차출 요구를 거부하지는 못하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뭔가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였다. 최소한 녹화사업으로 끌려온 대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설득해야 하는 건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인사 청탁 이란 것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마음의 결정 과정을 거쳐 “군 고위층에 인연이 있는 처가쪽 친지에게 연락해 부탁해 보기로 하였다. '보안사로 차출되더라도 녹화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을 맡도록 해달라'”고 청탁 한 후 “다행히도 나는 서오능에 위치한 보안교육 대로 자리를 옮겨 일반학과 교관으로 주로 보안사 요원들을 교육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지금까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던 인사 청탁 이었다.”라며 자신의 군생활을 그렸다.

 

◆ 김진태 전 월간 <말> 취재부장 “유권자의 선택을 위한 검증 필요”

 

논란은 김진태 전 월간 <말> 취재부장이 자신의 SNS에 지난 3월 28일 ‘<내가 겪은 보안사>’라는 제목으로 글을 실으면서 시작됐다.

 

그는 이 글에서 ‘1980년 서울의 봄’ 이후 전두환 정권에서 강제징집 당한 후 겪은 군 생활을 술회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자신이 보안사 서빙고에 분실에 끌려간 후 당한 실태도 전했다.

 

그는 자신의 군 생활 과정에서 얽힌 보안사 경험을 말한 뒤 “작공(작심하고 출세와 영달을 위해 고시합격한 공무원)이고 어청(어쩌다 청와대 근무)이며 얼국(얼떨결에 된 국회의원)인 인사가 보출(보안사 출신)임이 밝혀졌다”면서 “박보출씨는 인천시장 출마에 앞서 다음을 해명하라!”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김 전 취재부장은 먼저 “자서전에 의하면, 보안사 근무가 자의가 아니었음을 주장하려고, 녹화사업을 위해 행시와 외시를 합격하고 입대한 장교들 모두를 보안사에서 차출했다고 하는데, 보안사 전체의 장교T/O가 그다지 많지 않다.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안교육대(연수원)에 근무하여 녹화사업에 간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보안사 수사관이나 일선 보안부대 요원으로서 몇 명을 상대로 녹화사업을 한 것보다. 보안사 전체의 수사관이나 요원들을 양성하고 교육하고 사상무장 시키고 녹화사업지침을 실습시키는 보안교육대(연수원) 장교의 죄과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부장은 계속해서 “다음과 같은 합리적 의심을 해 본다”면서 “자서전에 의하면 입대로 신혼중 별거했다고 하는데, 처갓집 고위층이 신혼인 딸의 신혼살림을 위해 수도권 근무처를 찾아봤으나 공군은 마땅한 부대가 없어 은평구 서오능 근처 보안교육대로 발령냈다. 신혼살림은 좋은데 어쨌든 녹화사업을 하게 됐다. 이것이 팩트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장은 “흔히들 안기부에 근무한 자들은 해외파트 있었다 하고 경찰 대공분실 출신도 안보연구소에 있었다고 한다”면서 “이게 사실이라면, ‘단 한 번의 인사청탁’을 했던 고위층이 신군부의 누군지 밝히고, 전두환 정권의 보안사 장교근무(녹화사업 포함)에 대해 사죄하길 바란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취재부장은 이 같이 주장한 후 “작공이나 어청은 자신의 선택과 대통령의 인사권으로 되지만, 선출직 공무원은 유권자의 선택을 위한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자신이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를 들었다.

 

 

▲ 김진태 전 월간 <말>취재부장 페이스북 이미지 캡처

 

 

◆“보안사 이력 잘못 없다” 태도 반성, 출마 사퇴 촉구

 

인천지역의 한 민주시민단체도 1일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의 보안사 경력을 들어 규탄 성명서를 내고 보안사 근무 당시의 행적에 대한 공개 해명을 촉구했다.

 

‘정의로운 민주시장을 선택하려는 인천시민모임’은 이날 ‘박남춘 국회의원의 인천시장 출마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통해 “인천시장에 출마 선언한 박 의원은 자신이 자서전과 공군학사 장교 회원지에서 밝힌 대로 1982년 3월 공군 장교로 입대한 후 서오릉에 위한 보안교육대로 옮겨 일반학과 교관으로 보안사요원 교육을 담당한 이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980년 보안사요원 교육을 담당했던 교관이 국회의원으로 버젓이 활동하는 것도 모자라 300만 인천시민을 대표하는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군사독재의 망령이 살아오고 있다는 현실을 알려주는 뼈 아픈 사례”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계속해서 “신군부 세력인 전두환의 만행과 광주 학살을 지켜봐온 국민들과 수많은 피해자들은 당시 정권의 호위대이자 전략적 본부였던 보안사에 대해 치가 떨리는 심정으로 반성과 죗값을 치르기를 요구하고 있다”며 “박 의원의 보안사 행적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거쳐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의 19대 , 20대 국회의원 선거 입후보때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보안사 복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박 의원이 숨기려 한 것인지 소상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박 의원에 대해서도 “보안교육대 교관 시절 어떤 내용을 강의했는지, 교육 받은 보안사요원들이 어떤 임무를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인권유린 행위가 있었는지 소상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 박남춘 의원 "네거티브 대응 할 생각은 없지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이 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박남춘 의원 쪽은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남춘 의원실은 31일 입장을 묻는 질문에 공식적인 의견은 아니라면서도 “입장을 내세울만한 게 없다. 행정고시 출신들은 거의 다 차출되어서 갔다. 군대 복무 자체가 가고 싶은데 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다 보니까 교육대에 빠지신 건데 문제 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남춘 의원은 1일 입장을 묻는 질문에 “네거티브에 대응할 생각은 없지만 차출 당시 대전에서 이미 신혼 살림을 하고 있었음을 밝혀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경선은 김교흥 전 국회 사무총장, 박남춘 국회의원,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삼파전이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원본 기사 보기:신문고뉴스
원본 기사 보기:인터넷언론인연대

광고
메인사진
‘신랑수업’ 사야, 부산 바닷가에 홀로 등장? “위기야 또 싸웠네” 멘토군단, 대리 걱정 폭발
이전
1/7
다음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