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구급차, 활용되지도 못한채 전량 폐기 '혈세낭비'

원격화상진료를 위해 도입했지만 활용도는 0.1%에 그쳐

황선영 기자 | 입력 : 2017/10/17 [09:37]
▲ 진선미 의원     ©뉴스팟

 

이명박 정부 초기에 도입 추진한 벤츠구급차가 제대로 활용되지도 못한 채 전량 폐기돼 전형적인 혈세낭비의 ‘적폐’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강동갑/행정안전위원회)이 국정감사를 위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2008년부터 224억을 들여 총 벤츠구급차 142대를 구입해 일선소방서에 배치했지만, 제 구실을 못하고 올해 8월을 기점으로 전량폐기 됐다.

 

'소방장비 표준규격 및 내용연수에 관한 규정'에 따른 12만km도 운행하지 못하고 폐차된 벤츠 구급차는 17대(12%)이고, 10만km 미만으로 운행한 것도 9대(6.3%)였으나 5년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폐차되었다.

 

벤츠구급차의 구입단가는 한 대에 약 1억 5천만원으로 일반구급차의 구입단가보다 2배 비싸며, 수리비용 또한 일반구급차 한 대의 1년 수리비용이 109만원인데 비해, 벤츠구급차 수리비용은 360만원으로 그보다 3.5배가량 비싸는 등 유지관리비용이 훨씬 많이 든 것이다.

 

소방청은 벤츠구급차 도입당시 원격화상진료시스템을 장착해 응급의료기관과 화상통화를 통해 응급 처치가 가능함을 강조했으나, 벤츠구급차의 출동건수가 가장 많은 서울의 경우 화상진료시스템의 실제 이용도는 지난 3년간(2013~2015) 연평균 249회에 불과했고, 서울의 벤츠구급차 연평균 출동건수 2천 7백여 건 가운데 0.1%(0.09%)도 채 되지 않았다.

 

화상영상장비의 구동에 5분 이상 시간이 걸려, 길어야 10분인 환자 이송시간을 맞출 수 없기에 그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실제 화상진료 실적이 많지 않아 일부 소방서에서만 벤츠구급차의 화상진료의 실적을 관리해 왔고, 그것도 지속적으로 관리되지 않았다.

 

진선미 의원은 “굳이 일반 구급차보다 훨씬 비싼 벤츠구급차를 도입한 이유가 원격화상진료장비 때문인데, 이마저도 실제 이용률이 매우 저조하다”며 “벤츠구급차의 활용도를 사전에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무작정 도입한 결과 혈세만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고가의 소방장비를 도입할 때는 국내 소방환경의 여건과 실제 활용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이후에 도입여부를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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