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민주주의, 실천과 연대는 멈출 수 없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뉴스팟 | 입력 : 2017/06/12 [09:33]

1987년 오늘은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은폐 조작 규탄 및 호헌 철폐 국민대회(6·10 국민대회)’가 전국 20여 동시에서 개최된 날이다.

 

장기집권을 획책하는 군사독재의 야만적인 폭력으로 희생된 박종철 열사의 죽음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결국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는 국민적인 열망으로 터져나와 6월의 거리를 뜨겁게 태웠다.

 

직업을, 남녀를, 노소를 가리지 않고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은 “호헌철폐, 독재타도”의 함성으로 하나가 되었다. 87년 6월, 그 거리에서 시민들은 사적인 이해관계를 넘어 민주주의라는 공동체적 이상을 위해 연대했고, 실천했다.

 

그리고 그 연대와 실천의 힘은 돈과 무력과, 언론을 장악한 거대한 군사독재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비로소 시민이 직접 권력을 선출할 수 있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성취해내는 위대한 승리로 이어졌다.

 

물론 그 이후 진행된 대한민국의 역사가 언제나 민주주의의 승리만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피와 눈물로 성취해낸 절차적 민주주의가 반드시 실질적 민주주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는 동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때로는 전진하였고, 또 때로는 비참할 정도로 퇴행했다.

 

그러나 그 어떤 순간에도 6월 항쟁의 기억은 이 땅에, 우리 가슴에 남아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되었다. 6월 항쟁을 통해 우리는 권력의 통치에 복종하는 ‘백성’에서 비로소 공동체의 주인인 ‘시민’이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어떤 권력들은 대한민국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고 발버둥을 쳤고, 또 그것이 때로는 부분적으로 성공한 듯이 보였더라도, 이미 ‘시민으로 성장한 우리 국민들의 의식마저 되돌릴 수는 없었다.

 

박근혜 정권의 무능과 부패에 맞선 ’촛불혁명‘은 6월 항쟁의 역사가 결코 패패의 역사가 아님을 증명하는 생생한 증거인 것이다.

 

그러나 모든 위대한 전통이 그렇듯이 계승이란 단순한 답습이 될 수 없다. 과거를 그저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한계를 극복할 때만이 참된 계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6월 정신의 계승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6월 항쟁 당시 우리 국민이 원했던 것은 직선제 개헌이라는, 민주주의를 위한 절차였다. 그러나 그 후 우리는 깨닫게 되었다.

 

민주주의는 절차만으로, 일회적 사건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진과 퇴행의 역사를 통해 깨닫게 된 것이다. 우리 국민은 이제 민주주의의 완성을 외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키워나가는, 발전시켜나가는 것임을 절실히 깨달았기에 우리는 민주주의의 완성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발전을 희망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촛불의 위대한 승리 앞에서도 우리 국민은 이제 방심하지 않는다. 민주주의 발전이라는 과제를 위해서는 박근혜 탄핵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촛불 혁명의 결과 6월 항쟁의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해져야만 한다. 부당한 권력의 축출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첫걸음일 뿐이다.

 

이제는 그동안 쌓인 적폐를 청산해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남아있다. 모든 국민의 삶을 제대로 지키는 국가 행정, 그 어떤 국민도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민주주의의 발전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으로 가는 열쇠는 여전히 ‘시민’의 실천과 연대, 6월의 빛나는 정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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