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4·19에서 '촛불', 촛불에서 '민주주의'!

[4.19 혁명 기념일 국공노 논평]

황선영 기자 | 입력 : 2017/04/19 [09:51]

오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감회로 4·19를 맞이한다. 이승만 정권의 부정과 부패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구한 4·19 혁명의 날이 올해 유난히도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분명하다.

 

박근혜 정권의 탐욕과 부패로 또다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구해냈다는 승리의 기억이 우리에게 아직 생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목숨으로 독재에 저항했던 선열들의 정신을 계승해 촛불을 들었고, 끈질긴 저항으로 부패한 권력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4·19 혁명은 종료된 역사가 아니라 우리들의 민주의식의 일부로 여전히 진행 중인 역사인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오늘 우리는 그 어느 해보다 경건하게 4·19 혁명정신을 기리고, 그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게 된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오늘 우리가 만들어낸 촛불혁명은 4·19 혁명정신의 계승일 뿐 아니라 발전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1960년 4월 19일 하루 서울에서만 104명의 희생자를 내었던 피의 혁명은 오늘날 단 한 사람의 희생도 없었던 경이로운 무혈혁명으로 발전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혁명에 참여한 시민들의 폭과 넓이 측면에서도 오늘날 우리가 만들어낸 촛불혁명은 1960년의 혁명을 월등히 능가하는 경이로운 진보를 보였다. 4·19는 죽은 혁명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시민정신에서 끊임없이 진보하고 있는 살아있는 정신인 것이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4·19 혁명을 미완의 혁명이라 칭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4·19 혁명은 미완의 혁명이 아니라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완성 중인 혁명이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기억한다. 그토록 많은 피의 희생으로 얻어진 4·19 혁명의 값진 승리가 어떻게 처참하게 짓밟혔는지를. 그 환희의 순간이 어떻게 절망의 순간으로 뒤바뀌었는지를. 승리의 혁명이 어떻게 미완의 혁명으로 전락했는지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아니, 비단 4·19 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민주주의의 위대한 승리가 완결되지 못하고 좌절되는 가슴 아픈 기억으로 점철되어 있다. 오늘 우리가 촛불 혁명으로 4·19 혁명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것은 분명 위대한 일이지만, 그 이면에는 매번 성숙되고 공고화될 기회를 안타깝게 놓쳐버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슬픈 역사가 놓여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

 

오늘 우리는 엄중한 자리에 다시 서있다. 촛불혁명을, 4·19 혁명을, 아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전진시키기 위한 그 모든 희생들을 짊어지고,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또다시 실패한다면, 우리 다음 세대는 더 무거운 짐으로 또다시 이 갈림길에 서야만 할 것이다. 이제는 좌절의 혁명을 끝내야 할 때이다. 우리의 힘은 강대하고, 우리의 뜻은 분명하다.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의 진보는 단지 불의에 저항하고, 부패한 권력을 끌어내리는 그 분노의 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분노할 필요가 없는 사회, 정의와 평등이 지켜지는 사회, 그 어떤 권력도 국민의 뜻을 빙자해 사욕을 챙길 수 없는 사회, 국민 개개인에게 공정한 기회와 인간다운 삶의 기반이 보장되는 사회. 그러니까 또다른 혁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 바로 이것을 뜻한다.

 

4·19 혁명과 촛불 혁명은 모두 이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아직도 완성 중인 혁명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엄중한 자리에 서있는 우리가 가슴 깊이 되새겨야만 한다. 그 완성이 여전히 우리의 선택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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