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헌의 고자질]
축구 '기레기'들의 이중잣대

이재명 성남시장 '융단폭격', 홍준표 경남지사 '꿀먹은 벙어리' 왜?

권영헌 기자 | 입력 : 2014/12/03 [15:54]
▲ 이재명 성남시장이 슈틸리케 국가대표 감독의 심판판정에 대한 예를 들며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상벌위원회 회부는 부당하고 강조하고 있다.     ©권영헌

 

"사과하라. 징계하라. 묵과해선 안 된다. 반드시 처벌받게 해야한다." 등 기자들의 언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일방적이고 공격적인 언어들이 난무한 기사들이 인터넷을 도배한 한주가 지났다.

 

지난 11월 29일 K리그 마지막 홈경기를 앞두고 이재명 성남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성남FC, 꼴지들의 반란인가? 왕따된 우등생인가?'라는 글로 일주일이 넘는 기간동안 한국 축구계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언론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양측의 입장을 고르게 전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축구관련 언론 매체들은 연일 이재명 성남시장을 성토하는 글을 쏟아내는가 하면, 심지어 어떤 매체에서는 이 시장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하기도 하는 등 언론매체인지 프로축구연맹 대변지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의 논조를 유지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장외에서 스포츠관련 언론 매체들에게 융단폭격을 당하는 동안 성남FC는 그런 이 시장을 옹호하기라도 하듯 FA컵 우승을 비롯해 K리그 클래식 37, 38라운드를 연속으로 승리하며 최종순위 9위로 클래식 잔류는 물론 리그 시도민 구단 중에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언론매체들의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프로축구연맹은 이사회를 열고 이재명 성남시장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심판판정'에 대해 언급한 이 시장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이재명 성남시장은 12월 2일 '판정비평 절대금지 성역'은 없애야 할 악습이라며 프로축구연맹과 '부정한 성역'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기자회견이라기 보다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축구관련 언론매체 기자들간 벌이는 결투장과도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어떤 기자는 이 시장의 문답 도중에 피식 피식 웃으며 이 시장을 조롱하는가 하면, 어떤 기자는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 시장이) 전혀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하기도 하는 등 기자회견 관련 기사는 당시 분위기를 반영하듯 기자들의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경남FC의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이재명 성남시장의 발언을 옹호하고 나선 것. 홍준표 경남지사는 "홈팀 이점이라는 것은 응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심판 판정에 있음을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 라며 이재명 성남시장의 글보다 한 층 높게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을 들어냈다.

 

그럼 과연 홍준표 경남지사에게도 축구관련 언론 매체들이 이 시장의 경우처럼 날선 비판을 날렸을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발언에 대한 언론 보도량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15%정도에 불과했고, 이 시장에게 과격한 언어를 사용했던 축구관련 언론은 홍 지사를 언급조차 않았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홍준표 경남지사가 같은 문제를 비슷한 내용으로 비슷한 수위로 글을 게재했음에도 왜 기자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된 것일까?

 

이재명 성남시장과 홍준표 경남지사의 차이라고 하면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이라는 것과 새정치연합과 새누리당이라는 차이 정도다.

 

평상시 정치와는 관계없이 스포츠만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갑자기 정치적인 성향을 들어낸 것인가? 아니면, 기초단체장은 만만하고, 광역단체장은 무서워서 그런 것인가?

 

그들이 기사를 쓰는 기준이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처럼 정말로 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 기업구단들에서 평상시에 관리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고, 윗선에서 특별한(?) 부탁을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본 기자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 4월 세월호 사건발생 당시 팽목항을 가득메웠던 기자들이 사건의 정확한 보도를 외면하고 권력의 입맛에 맞는 언론보도로 일관한데 분노한 국민들이 이들에게 기자와 쓰레기를 합친 멋진 명칭을 부여했다.

 

'기레기'

 

이번에도 그 때의 명칭이 필요할 듯 보인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SNS 게재 글 관련 보도에 대해 악의적인 보도로 일관했던 축구관련 언론매체 기자들이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기레기'임을 증명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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